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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강이서는 축 늘어진 촉수를 만지면서 얘기했다. “네 탓이 아니야. 낯선 실험체가 침입해서 그래.” “너 자꾸만 그렇게 하면 버릇 나빠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17번을 데리고 검사를 하러 간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저 17번을 데리고 의료센터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문어 인간이 강이서를 떠나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강이서는 어쩔 수 없이 문어 인간과 함께 치료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대신 두꺼운 방호복을 입어야 했다. 17번은 두꺼운 장갑을 낀 강이서의 손을 꼭 잡고 주인의 품을 떠나기 싫은 강아지처럼 굴었다. 나약하고 불쌍한 그런 표정이었다. 이윽고 17번은 고통에 눈을 약간 감았다. 푸르게 빛나는 피부 아래로 푸른색 혈관이 보였다. 상처는 이미 아물었지만 그대로 두면 좋지 않을 것이다. 실험체들은 모두 의사나 간호사 없이 기계로 검사를 진행한다. 그래서 조금 느리기도 했다. 강이서는 심심한 듯 앉아서 기다렸다. 무전기로 엔지니어가 17번의 피 한 방울을 채취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채혈 기구를 넣어주었다. 강이서는 그것을 받고 알콜솜으로 17번의 팔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주사기 속의 공기를 다 뺀 후 17번을 보면서 얘기했다. “곧 들어갈 거야. 아플 수 있어. 조금만 참아.” 문어 인간은 무표정으로 강이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행동만큼은 온순하고 말을 잘 들었다. 주사기가 피를 뽑는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분열 실험이야말로 가장 아픈 것이었다. 이 주사기는 실험체 전용으로 설계된 주사기다. 실험체들은 보통 피부가 두꺼워 일반 주사기를 사용하면 들어가지 않으니까 말이다. 강이서는 저도 모르게 그 인어를 떠올렸다. 인어는 어떻게 됐을지. 꼬리는 다 나았는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강이서는 주삿바늘을 푸른색 혈관에 꽂았다. 이윽고 유리관 속으로 푸른색의 혈액이 흘러들었다. 주사 바늘을 뽑는 순간, 바늘 자국은 순식간에 아물었다. 그럼에도 강이서는 솜으로 지혈해 주었다. “이렇게 눌러.” 문어 인간은 강이서의 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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