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연구원들도 의문스러워하는 포인트이긴 해. 이상한 건 바벨탑 기지 실험체들뿐이었으니까. 그래서 아직 조사하고 있긴 한데... 솔직히 말해서 우리 중에 실험체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강이서는 애써 진정했다.
확실히 실험체를 연구하고 통제하고 사육하긴 해도 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인류는 과연 먹이 사슬 꼭대기에 서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존재인 건지, 아니면 자연법칙에 따라 도태된 열등한 존재인 건지 몰랐다.
“요즘 바다에 새로운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서 모니터링 중인데 오후쯤이면 결과가 나올 거야.”
말하는 사이 이 둘은 17번 구역에 도착했다.
강이서는 새로운 세계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한 번도 발을 들여본 적 없는 곳으로 엄숙한 느낌이었다.
금속 탑 형태의 구조물은 어떤 종교의식이 가득한 생존자 거주지를 연상케 했고, 회전형 복도에는 금속 문이 수도 없이 많았다. 심지어 층마다 여러 명의 안전요원이 전신 무장하고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문을 통과할 때마다 강이서의 신분을 확인하곤 했다.
강이서는 의아한 눈빛으로 베라를 쳐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17번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물었다.
“17번한테 묻는 것이 좋을거야.”
베라는 잠깐 멈칫하더니 또 말했다.
“그런데 인정하지 않을수도 있어.”
계단은 한층 한층 러시아 인형처럼 끝이 없이 아래로 이어졌다.
강이서는 17번이 대략 지하 3층에 있다고 판단했다.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축구장만 한 공간이 보였다.
가장 안쪽 벽에 붙어있는 작은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였지만 어떤 상태인지는 알수 없었다.
강이서가 물었다.
“저 좀 들어갈 수 없을까요?”
전신 무장한 안전요원이 경계하자 베라가 옆에서 거들었다.
“강이서라고 S 구역 사육사 중에 에이스인데 못 들어보셨어요?”
안전요원이 여전히 무관심한 표정을 보이자 베라는 안에 있는 17번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철저히 방어하고 있는 저거, 이서가 사무실에서 방목하던 놈이에요. 어디 묶지도 않고 막 기어다녔다니까요?”
‘뭘 이렇게까지...’
베라는 강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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