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이것은 한때 오직 환상 이야기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신비한 생물이었다. 사람들의 상상 속 존재였지만 이번에 인어를 만난 강이서는 10년 전 그날, 그녀가 기괴한 꿈을 꾼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인어가 과거든 현재든 항상 그녀의 목숨을 구해주는 듯했다.
마음속에 인어라는 종족에 대한 무한한 호감이 솟아오른 강이서는 갑자기 기발한 생각이 들어 한마디 물었다.
“네 눈물은 진주가 될 수 있어?”
인어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듯 강이서를 바라보자 강이서가 다시 물었다.
“인어의 고기를 먹으면 장수하고 죽은 사람도 살린다고 하던데?”
인어가 피식 웃자 한 쌍의 옅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빛이 났다.
“먹어 볼래?”
잠깐 생각하던 강이서가 떠보듯 물었다.
“그건 좀 아니지?”
인어가 언성을 살짝 높였다.
“진짜로 먹어 보고 싶어?”
강이서가 미소를 지으며 비늘을 곤두세운 인어를 달랬다.
창조주는 정말로 불공평했다. 그에게 비할 데 없는 외모를 줬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홀릴 목소리까지 주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기온이 더 낮아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강이서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엎드린 강이서는 다시 기운 없이 팔에 머리를 기댔다. 인어는 팔 아래의 무릎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차가운 바닷물과 달리 따뜻한 그녀의 체온이 인어는 너무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온도가 이상하다고 느낀 인어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들고 물었다.
“너 왜 그래?”
강이서가 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만지며 한숨을 쉬었다.
“열이 나는 것 같아.”
“열? 그게 무슨 뜻이야?”
인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설마 발정기인가? 그녀가 짝짓기 시즌이 된 건가? 인간도 짝짓기 시즌이 있나?
인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르는 강이서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
“아픈 거야.”
“너 아파?”
강이서의 말을 반복한 인어는 일어나 앉아 강이서의 조금 전 행동을 따라 손바닥을 그녀의 이마에 대었다.
온몸이 뜨거워진 강이서는 당장이라도 불에 타버릴 것 같았다. 등에 땀이 끈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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