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갑작스러운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대지를 비추자 땅에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깜짝 놀란 강이서는 뒤를 돌아본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그녀의 피 냄새를 맡은 거대한 생물이 앞으로 기어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회갈색 피부에 주름으로 덮인 몸, 눈은 없고 두 개의 콧구멍 같은 것만이 땅의 기운을 맡고 있었다. 그 옆에는 거대한 귀가 있었다.
갈 길이 막힌 강이서는 거대한 수조 옆에 웅크려 몸을 숨겼다.
뒤에 있는 투명한 유리 안은 어둡고 깊은 바닷물로 끝이 보이지 않았다.
발바닥에서 피가 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던 강이서는 유혹적인 향기를 풍기는 맛있는 음식처럼 피 냄새를 풍겨 괴물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와 그녀를 삼켜버리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강이서는 저항할 힘이 없었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음마다 미세한 진동이 일었다.
거대하고 추악한 괴물이 눈앞까지 다가오자 강이서는 눈을 꼭 감았지만 예상하고 있던 고통은 오지 않았다.
뒤에서 길고 흰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더니 누군가 비명을 지르려던 그녀의 입을 막았다.
차가운 바닷물이 온몸을 휘감은 느낌에 강이서는 심장이 벌렁거렸다. 하지만 이내 물속으로 끌려갔다.
넓은 수조로 끌려간 강이서는 물결이 작게 이는 그 안에서 눈과 코만 내놓고 숨을 쉬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거운 물체가 땅에 부딪혔다.
거대한 괴물은 땅에 코를 대고 그녀가 앉아 있던 자리의 냄새를 맡았다. 너무 가까이 있어 얇은 점막 아래에 있는 연체동물 같은 혈관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누군가의 차가운 품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강이서의 옷은 인공 바닷물에 젖어 몸에 달라붙었지만 허리를 감싸고 있는 길고 흰 팔을 아주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티가 없는 옥처럼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된 것 같았다.
“쉿.”
뒤의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용히 해, 저자들은 보지 못해.”
미세한 숨소리는 왠지 모르게 안정감을 주었다.
수조에 가까이 오지 않고 땅의 냄새만 맡던 괴물은 먹이를 찾지 못하자 거대한 몸을 이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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