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9화
이철기와 힘을 합친다 해도 이진기를 당해낼 수 없었고, 오히려 이진기에게 완전히 휘둘렸다. 원래 허웅은 이번 임무를 성공하면 자신과 아버지 모두 다시 국내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진기는 멀쩡했고, 허씨 가문 자산은 이미 H국에서 전부 증발해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이 일은 아버지 허종산 몰래 진행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제 허웅은 어떻게 아버지에게 이 일을 설명해야 할지 생각해야 했다.
한편, 곽씨 집안에서는 이진기가 전화를 끊고도 여전히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곽천영이 그런 이진기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최신 소식을 들었는데, 어젯밤 이가성 부자가 짐을 싸서 다시 M국으로 도망갔다네. 곧 허종산 부자와 다시 재회할 것 같군.”
그러나 이진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이진기의 예상 범위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가성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시점에서 도망치지 않으면 나중에는 도망칠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을 터였다.
곽천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약간 의아한 듯 질문했다.
“난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되는 게 있는데, 이가성은 정말 영리한 여우 같은 사람이야. 그런데 네가 이가성을 X시에 돌아오도록 내버려 두고도 정리하지 않는 이유는 뭐지? 이가성을 그냥 풀어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가? 나중에라도 해외 세력을 등에 업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두렵지 않아?”
그러자 이진기는 차를 내려놓으며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M국 쪽은 요즘 자국 문제로 정신이 없어서 이가성과 허종산 같은 자들을 도와줄 여력이 없을 겁니다. 이가성의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가성은 이제 어떤 구석으로 도망친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겁니다.”
이진기의 이 말을 들은 후, 곽천영은 크게 충격받았다. 곽천영은 이진기의 자신감이 허풍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이것이야말로 큰일을 도모하는 사람의 기개와 기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명문가 3대 후손들 중 이진기 같은 인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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