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5화

허웅의 말이 떨어지자, 이가성, 허종산, 이은강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중 이은강은 망설이며 말했다. “이건 규칙을 어기는 일이야.” 그러나 허종산은 아들 허웅이 드물게 자신의 진면모를 보이자 어떻게든 허웅의 편을 들고 싶어 했다. “규칙? 규칙 얘기를 꺼낸다면, 우리가 R시에서 동맹을 맺고 외국 자본을 매도하려 한 것부터가 벌써 큰 규칙을 어긴 거야. 이런 사소한 일까지 신경 써야 해? 승자는 왕이 되고 패자는 적, 승리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수단을 써도 좋은 수단이야. 대장부가 무슨 규칙을 따져?” 허종산의 말은 다소 불쾌했지만, 그것이 현실이었다. “그 사람들과 거래하면, 전 X시 명문가 중에 곽씨 가문의 상대가 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곽천영이 젊은 시절 혼자서 무기를 밀수하며 일어선 걸 모르는 사람 있어요? 그런데 이 방법이 통할까?” 이가성이 물었다. “당연히 통하죠!” 허웅은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 허웅은 말을 이어갔다. “곽씨 가문은 항상 이진기를 사위로 여겨 왔어요. 김나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자리를 곽안나가 차지할 거예요. 어쩌면 곽씨 가문은 김나희가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랄지도 몰라요.” “그건 안 돼.” 이가성이 미세하게 고개를 흔들며 단호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홀쭉한 검은 피부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위엄 있는 곽천영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곽천영은 그런 속 좁은 사람이 아니야. 곽천영은 항상 큰 그림을 보고 행동하지.” “아버지.” 이철기가 말했다. “이제 와서 다른 선택지가 없어요. 이게 최선의 방법이에요 우리가 신중하게 행동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김나희를 납치하고, 소식을 퍼뜨려서 그들이 혼란에 빠지도록 만든 후, 월요일까지 시간을 끌면 됩니다. X시 증시가 개장하면 반드시 폭락할 것이고, 그들이 반응할 때쯤 우리는 이미 돈을 챙겨 떠난 후일 거예요.” 이철기의 설득에 이은강과 허종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가성은 말했다. “그럼 약속한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