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0화
이진기는 불만스러운 한숨을 내쉬더니 허세를 부렸다.
“헛소리, 내가 언제 그만하자고 했어? 삼백 번을 더해도 문제 없어.”
“허세 하고는.”
곽안나가 이진기의 가슴을 쿡 찔렀다.
“가서 물 한 병 가져와요.”
한편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보며, 치카와후오지의 안색이 점점 더 안 좋아졌다. 발 아래에는 그들 네 사람이 오늘 먹은 음식 잔해와 몇 병의 미네랄 워터가 널려 있었다.
“X발, 이진기 저 녀석은 안에서 죽을 셈인가?”
치카와후오지가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붓자, 한 부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계속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보내 확인해볼까요? 적어도 이진기가 정말 안에 있는지는 알아야 합니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거의 20시간이나 지났어요. 정보가 잘못된 거라면 우리는 헛방을 친 셈이 되니까요.”
이 말을 들은 치카와후오지의 얼굴은 너무 굳어서 새까맣게 보였다.
허웅으로부터 받은 정보가 잘못됐을 리 없다고 믿으면서도, F국에서 이진기와 스쳐 지나갔던 때를 떠올리며, 치카와후오지는 다시금 불안해졌다. 그래서 치카와후오지가 부하를 보내려는 찰나, 맞은편 빌라의 창문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그 순간 소름이 돋은 치카와후오지는 고개를 들어 자세히 바라보았다. 창문 커튼이 흔들리더니 곧 작은 공간이 드러났다. 그때, 치카와후오지가 절대 잊지 못할 이진기의 얼굴이, 상반신을 드러낸 채 침대 옆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치카와후오지가 더 자세히 보려는 순간, 이진기 뒤로 여성의 하얀 팔이 나타나 이진기의 목을 감싸 안고는 커튼 뒤로 끌어당겼다. 곧이어 커튼이 내려지고, 잠깐 흔들리다가 이내 내부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이진기의 상반신과 여성의 하얀 팔만 보였을 뿐이지만,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이런!”
치카와후오지는 분노가 치밀어 물컵을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우리가 여기서 굶주리며 고생하는 동안, 이진기 저 녀석은 안에서 여자와 하루 종일 놀고 있었어!”
자신이 겪어온 고난과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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