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1화

이 3포인트가 소멸한 것 자체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비록 완충 구역일지라도, 소멸된 것은 소멸된 것이다. 시장이 이미 마감되었고, 내일 다시 열리면 이 완충 구역은 필요 없어진다. 이는 단지 양측이 첫날의 충돌을 체면을 유지하며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핑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진기를 분노하게 한 것은, 이철기가 이진기와 어떠한 협상도 없이 X시 거래 센터에 이런 조치를 취하도록 명령한 사실이다. 이철기가 X시 거래 센터의 다른 투자자들을 설득했는지, 혹은 그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직접 명령을 내렸는지 여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진기가 이미 X시 거래 센터의 실질적인 통제권을 상실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일 테니까. 진 잭은 이진기가 이처럼 분노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이윽고 진 잭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진, 진기 대표, 우리 지금...] “너희는 할 일을 하러 가. 이 문제는 내가 직접 해결할 거야.” 이진기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가슴속의 불길을 진정시킨 후 말했다. 진 잭은 고개를 끄덕이고 곧장 영상 통화를 끊었다. 이윽고 이진기는 호텔 측에 전화를 걸어 부서진 장비를 교체하라고 요청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 다녔다. 이진기가 X시 거래 센터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잃는다면, 그것은 매우 끔찍한 폭탄이 될 것이다. 이진기가 월가와 대항하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면 옆에 시한폭탄 하나를 두는 것은 정말로 죽음을 의미한다. 그때, 이진기의 핸드폰이 울렸다. X시의 번호였다. 전화를 받은 이진기는 전화 너머에서 이철기의 온화한 목소리를 들었다. “진기 사장님, 앞서 시간이 급해서 보고하지 못하고 그렇게 행동한 것입니다. 그러니 노여움을 푸셨으면 합니다.” 이진기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바로 말했다. [알고 계시네요. 저는 지금 무척 화가 난 상태입니다. 그런데 보고할 시간이 없었다고요? 보고할 필요를 못 느끼신 게 아니고요? X시 거래 센터의 모든 행동은 진해 센터가 통일 지휘하는데, 진해 센터의 명령 없이 X시 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