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4장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청이는 놀람과 분노에 휩싸여 급히 뒷걸음질쳤다.
“하하, 뭐긴 뭐겠어?”
백치열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더 앞으로 다가섰다.
“너 같은 미녀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지. 넌 오늘 밤 내 곁에서 시중이나 들어!”
그는 단숨에 청이의 팔을 움켜쥐고 자신의 품으로 거칠게 끌어당겼다.
“이거 놔!”
청이가 몸부림치며 외치는 순간...
“멈춰!”
날카롭고도 단호한 외침이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백치열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의 시선 끝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는 마치 한 자루의 창처럼 곧게 선 채 날카로운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으며 차가운 눈빛을 번뜩였다.
백치열은 경계심을 품고 이를 악물었다.
“넌 누구야?”
그러자 남자는 바로 간략하게 대답했다.
“후천맹의 이천후다.”
그는 자신의 이름 앞에 ‘후천맹’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이 한 마디는 곧 후천맹의 명성을 이 밤을 기점으로 널리 알리겠다는 의미였다.
조직을 키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 이름을 드높이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
“네가 이천후라고?”
백치열은 얼어붙었다.
조금 전까지 음흉한 미소를 짓던 그의 얼굴이 일순간 분노로 일그러졌다.
“네가 바로 이천후란 말이야? 내 동생 백강을 죽인 그 개자식?”
그의 두 눈에서 분노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고 마치 감정이 실체화된 듯 강렬했다.
그러나 이천후는 담담했다.
그는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이렇게까지 화가 난 걸 보니 형제애가 정말 깊었나 보네. 좋아, 그럼 너도 그놈을 따라가!”
그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그 속에 서늘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
“흥, 우물 안 개구리 주제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세상 넓은 줄 모르지? 나는 만검귀종의 핵심 제자 백치열이란 말이야!”
그가 스스로를 드높이며 외치는 순간 이천후의 모습이 사라졌다.
“뭐야...”
백치열는 순간적으로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가 무언가를 깨닫기도 전에 머리 위로 어두운 기운이 덮쳐왔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산이 무너지는 듯한 압도적인 힘이었다.
그 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