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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장

벨소리와 함께 종업원이 두 사람이 주문한 음식과 한 병의 와인을 가져다 놓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두 분 편히 즐기십시오. 필요한 것이 있으면 호출 벨을 눌러주세요. 그 외에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그 마지막 말은 어딘가 의미심장했다. 이천후는 와인을 열어 잔에 따르며 말했다. “이런 특별한 분위기에 와인 한 잔은 필수죠.” 남희진은 와인잔을 들어 이천후와 부딪혔다. 이 레스토랑의 음식은 확실히 훌륭했다. 남희진은 한 입 먹어보고 눈을 반짝이더니 손이 점점 빨라졌다. 맞은편의 이천후도 음식을 거의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듯 빠르게 자신의 접시를 비웠다. 이천후는 금세 자신의 음식을 다 먹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잔을 들어 와인을 반쯤 한 번에 들이키고 냅킨으로 입을 닦더니 천천히 식사를 이어가는 남희진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남희진은 이천후의 빈 접시를 보고 그의 엄청난 식사 속도에 내심 놀랐다. 이때 이천후는 장난기가 발동한 듯 몸을 약간 숙인 채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은 테이블 아래에 있는 남희진의 허벅지 위에 살짝 얹혀졌다. 남희진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그의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이천후의 손은 전혀 흔들림 없이 제자리에 있었다. ... 시간이 흐른 후 이천후는 남희진을 다정하게 안아 올렸다. 남희진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장난기 가득한 이천후의 얼굴을 보고 그의 가슴을 살짝 때렸다. “정말 못됐어요. 처음부터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죠, 그렇죠?” 이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랑 이런 분위기의 장소에 있는데 아무런 생각도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죠.” 그의 대답에 남희진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뻤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부끄러운 듯 말했다. “이러다 누가 보면 내가 불륜녀 취급받을 거 아니에요...” “뭐가 문제예요?” 이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나랑 결혼하면 되잖아요. 사람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지, 남의 시선을 왜 신경 써요?” “결혼이요?” 남희진은 그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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