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4장

“이훈 씨, 빨리요! 벌써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어요!” 남궁연희가 입구 앞에 빼곡히 들어찬 인파를 보고 다급히 외쳤다. 하지만 이천후는 여전히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갔고 전혀 조급한 기색이 없었다. 그 모습은 앞다투어 달려가는 사람들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남궁연희뿐만 아니라 그녀의 오빠 남궁정웅과 천음각의 제자들까지도 의아한 표정으로 이천후를 쳐다보았다. “먼저 가요. 나 갑자기 배가 아파서 도저히 못 가겠어요.” 이천후는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는 자신을 겨냥한 수십 개의 살기를 느꼈다. 대부분은 수월종과 춘추성문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게 다 내가 예전에 저 문파들의 체면을 짓밟았기 때문이군.’ 이천후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 문파들의 고위층이 자신에게 살해 명령을 내렸음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천후는 그들이 이렇게까지 집요하고 대담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아직 동천복지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심지어 고작 입구 근처에 머물러 있는 상태인데도 그들은 이미 자신을 제거하려 하고 있었다. 그는 걱정스러웠다. ‘이러다가는 인간들끼리 싸우다 힘 다 빼고 동천복지 안에서 요마 양측에게 각개격파당하는 거 아니야?’ 주변의 살기는 점점 더 강렬해졌고 상황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팽해졌다. “빨리 가요! 난 정말 배가 너무 아파서 안 되겠어요. 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 들어가요.” 이천후는 혹시 자신 때문에 동료들이 연루될까 염려되어 남궁연희와 천음각 제자들을 재촉했다. “아, 이런 중요한 순간에 배탈이라니. 이훈 씨 진짜 대단하네요!” 남궁정웅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천후를 흘겨보더니 남궁연희의 손을 붙잡고 서둘러 앞으로 달려갔다. “이훈 씨, 동천복지 안에서 천음각을 찾아서 최대한 빨리 합류해요.” 문예린은 깊은 눈빛으로 이천후를 한 번 본 뒤 가녀린 몸을 휘감으며 유유히 멀어져 갔다. 동료들이 모두 떠나자 이천후는 약간 안도하며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동천복지 안으로 들어가면 랜덤으로 전송되니, 지금 함께 간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