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3장
이천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떠들썩한 청운파 제자들을 무시한 채 손수건을 내밀며 말했다.
“여기 손수건이요.”
“고마워요.”
육연서는 백옥 같은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손수건을 받아들고 감사의 말을 건넸다.
곧이어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눈부신 그 미소는 하늘의 태양마저 빛을 잃게 만들 정도였다.
이천후는 두 달 만에 마주한 그녀의 아름다움에 새삼 놀랐다.
육연서는 마치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에 오른 것처럼 느껴졌다. 수련 경지는 말할 것도 없고 미모 또한 숨이 멎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야, 뭘 봐? 감히 또 본다고?”
“이 못된 놈아! 성녀님을 모욕하다니, 저놈의 두 눈을 뽑아버려야 해!”
“사지를 부러뜨려 말려 죽여야 해!”
청운파의 제자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남자가 성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건 엄연히 예의 없는 행동이었다.
이천후는 그들을 흘낏 보고 한마디 내뱉었다.
“웃기고 있네. 내가 예쁜 여자를 보는 게 너희랑 무슨 상관이야?”
“큰일 났네요. 역시 남자는 본능을 못 이긴다더니... 이훈 씨 너무 예의 없이 행동했어요. 성녀님을 화나게 했으니 이제 큰일 날 거예요.”
남궁연희는 창백한 얼굴로 분노한 청운파 사람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게.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훈 씨의 배짱은 인정해 줘야 해.”
남궁정웅은 마음속 깊이 부러움을 느꼈다.
그도 사실 육연서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부러웠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웠다.
이천후가 이런 무례한 행동을 했으니 자신이 나서봤자 그를 보호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육연서는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육연서는 이천후를 보고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도 마치 전생에서 서로 잘 알고 지냈던 사람 같았다.
그녀는 이천후가 자신을 그렇게 뚫어져라 보는 이유가 자신과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일까. 육연서는 화를 내기는커녕 이천후에게 약간의 호감을 느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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