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강수진은 갑자기 우울해졌다. 그리고 그녀 자신과 이보현과의 위치는 학생 때와는 완전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이보현은 점심 시간이 될 때까지 오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가까운 가게에 들어가 칼국수를 주문했다. 그가 거의 다 먹을 때 쯤, 낯선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고보니 독고 가문에서 전화로 해안섬 관련한 서류에 서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이보현은 30분 뒤, 아크로 단지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식사를 다 마치고 이보현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단지에 들어가자 한 남자가 서류 가방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택시에서 내리는 이보현의 모습을 보고는 남자는 다가와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이 대표님.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제가 이전건으로 직접 왔습니다." 독고 가문의 3대 후손인 것 같았다. 이미 이 일에 대해서 독고재덕과 가족들에게 자신이 담당하는 일에 대해서 인정을 받은 상태인 듯 보였다. 이보현은 그의 친절에 아무 말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싸인을 했다. 모든 절차를 마친 뒤, 그는 다시 가방을 들고 일어나며 말했다. "이보현 씨, 앞으로 해안섬은 당신의 섬입니다. 저희 집안 사람들은 모두 정리했으니 바로 다른 절차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보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남자는 그렇게 자리를 떠났다. 이보현은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그마치 몇 억 달러의 자산이었다. 독고재덕이 이렇게 쉽게 포기할 줄은 몰랐다. 앞으로 그의 뒤를 잘 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뒤, 이보현은 문서들에 대해 딱히 신경을 쓰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낚시 가게에 들려 낚시 장비를 사서 택시를 타고 바로 해안섬으로 들어갔다. 해안섬에 도착한 그는 비교적 그늘이 진 곳을 찾아가 낚싯대를 설치하고 생애 첫 낚시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낚싯대를 땅에 내려놓고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낚시를 하는데 핼멧도 쓰지 않고 하다니. 좀 위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