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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장재범의 이마에는 식은땀으로 가득했지만 조가흔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채 말했다: "가면 되죠, 누가 무서워할 줄 알아요? 재범 씨, 아니면 아버님께 전화라도 드려봐요, 저 사람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잖아요." 장재범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피할 수도 없는 상태니 종구를 바라보며 물었다: "종구 매니저님, 저 혼자서 가면 안될까요?" 장재범은 혼자 가서 사과하고 안되면 돈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문씨 가문이 자기 아버지의 체면을 봐서 넘어가 준다면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굳이 망신까지 당하진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종구에게 그의 체면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제가 방금 한 말 못 들으신 겁니까?" 이때 박송주가 일어서며 큰 소리로 화를 내며 말했다: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장 도련님께서 어떤 신분인지 모르시는 겁니까? 말 곱게 하시죠." 박송주는 문씨 가문이 어떤 집안인지 모르는 게 분명했다. 종구는 고개를 돌려 박송주를 바라보며 차갑게 비웃었다: "그가 어떤 신분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당신들이 문씨 가문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네요. 다들 들어와." 종구가 외치자마자 밖에서 건장한 남자 8명 정도 들어오더니 방안에 일렬로 서서 흉악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이 남자들은 모두 양복을 입고 있었고 하나같이 사나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소름이 날 지경이였다. 몇몇 여동창생들은 질겁하여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고 남동창들도 난감한 안색을 드러냈다. 강수진 역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이보현은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강수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가흔도 갑작스런 상황에 어리둥절했다, 겨우 식당 매니저 주제에 감히 장재범에게 이런 태도로 말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녀는 장재범을 향해 성질을 부리며 말했다: "당신 뭐하는 거예요, 겨우 매니저 앞에서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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