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장

상관재덕의 얼굴은 이미 새햐얗게 질려 있었고 그의 입에선 새빨간 피가 끊임없이 뿜어나왔다,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득했다. 잠시 후 문성권과 정훈도 정신을 차리고 마침내 고개를 들 수 있었다. 이보현에게 아무 일도 없는 것을 보고 그들은 더욱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하지만 멀쩡하게 눈앞에 서있는 이보현의 모습은 그들로 하여금 현실을 깨닫게 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 순간, 상관재덕의 손에 있던 그림의 갑자기 산산조각 나더니 모두 먼지로 변해 사라져 벼렸다. 상관재덕은 처음에는 깜짝 놀라더니 곧이어 정신을 차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 "조상님, 조상님." "그만 외치세요." 이보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조상님께서 남겨준 거라곤 겨우 그 정도 뿐인데 그것까지 사용해 버렸으니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상관재덕은 흉악한 표정으로 이보현을 바라보며 원망스럽게 외쳤다: "감히 우리 세가의 보물을 망치다니." 이보현의 얼굴은 순식간에 무표정으로 변했고 단 한 걸음으로 10미터가 넘는 거리를 뛰어넘어 상관재덕의 코앞에 나타나 그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올렸다. 깜짝 놀란 상관 가문의 사람들은 하나 둘씩 주위를 둘러쌌고 상관재덕을 구하고 싶었지만 그 누구도 감히 나설 용기가 없었다. 이 순간, 상관재덕의 목숨은 이보현의 손에 달려있었다. 이보현은 차갑게 말했다: "여태껏 저를 도발한 게 한 두번도 아니었죠. 그냥 모른 척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제 잘못이다 이건 가요? 그럼 본인들의 행동에 걸맞는 대가를 치러야 겠네요." 말을 마치며 이보현의 손으로부터 걷잡을 수 없는 힘이 솟아났다, 상관재덕은 곧 질식하여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제서야 상관재덕은 이보현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존재임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을 이겼을 뿐만 아니라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조상님께서 물려주신 검기까지 사라지게 했다. 이러한 존재는 이미 불멸의 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차린 상관재덕은 드디어 두려움을 드러냈고 더듬거리며 살려달라고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