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장정인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양이네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제가 왜 인정해야 하죠?” 이보현이 말했다.
장정인은 말했다. “완전히 반대되는 두 진술로 두 분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한데 여기에서 거짓말을 하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겁니다.”
“심각한 거 알죠. 근데 누가 말한 게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으신 게 아닌가요?” 이보현이 말했다.
장정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저희가 확인하죠. 당신도 자신이 말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해요.”
“물론이죠. 저도 당신이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이보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정인은 침묵했다. 상식적으로 여자들은 이런 일에 대해 보통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송지희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이보현은 이토록 침착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뛰어난 심리적 소질을 지닌 미치광이가 아닌 이상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게 확실했다.
이 일은 다소 복잡해 보였고 기술적 방법을 동원해야 될거 같았다.
잠시 후 장정인은 물었다. “더 보충할 게 있나요?”
“더 이상은 없습니다.” 이보현이 말했다.
장정인이 말했다. “저 사람을 구치실로 보내.”
“네.” 부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특수 의자를 열고 이보현에게 진술서에 서명을 해달라고 한 뒤 그를 구치실에 데려갔다.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장정인은 눈썹을 비비며 약간의 두통을 느꼈다.
사건은 집 안에서 벌어졌고, 감시 카메라도 없었다.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고 실제로 성폭행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성폭행 미수에 해당되니 매우 심각한 사건이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
이튿날 아침.
장정인은 사무실 소파에서 일어나 간단하게 씻은 뒤 부하를 이보현의 집으로 보내 조사하려고 했다. 또 한편 부하에게 송지희를 데리고 그녀의 상처를 살펴보고 종합검진을 하여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는지 알아보려 했다.
그런데 이때 부하가 급히 달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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