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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0화 네가 자초한 일

네가 자초한 일. 비행기 안. 남연은 묶인 채로 비행기에 올랐다. 양옆에는 두 명의 경호원이 지키고 있어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박수혁과 남유주가 그녀의 존재를 떠올리고 그대로 태평양에 던져버릴까 봐 두려웠다. 남유주는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잠이 들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잠에서 깼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박수혁은 다른 곳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화상회의 중 같은데 그녀가 잠자는 것을 방해할까 봐 멀리 간 듯했다. 남유주는 멍하니 창밖의 구름을 바라보다가 남연에게 다가갔다. 경호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인사했다. “사모님.” 남유주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얘랑 할 얘기가 좀 있으니 저쪽으로 가서 기다려요.”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비켜주었다. 남연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남유주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은 테이프를 그대로 제거했다. 남연이 아파서 인상을 찌푸렸다. 얼굴 반쪽이 테이프 자국이 커다랗게 나 있었지만 남연은 아픈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남연이 물었다. “나한테서 무슨 얘기가 듣고 싶은 거야?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네 친부가 누군지 찾아낼 수 없게 되잖아. 나만 그 사람을 봤으니까.” 그녀는 용기를 쥐어짜내서 말했다. 지금 그녀가 내세울 수 있는 건 남유주의 친부를 두 눈으로 목격했다는 사실뿐이었다. 남유주는 피식 비웃음을 터뜨리며 냉랭한 시선으로 남연을 쏘아보았다. 창백한 얼굴에 서늘한 눈동자는 보고만 있어도 간담이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남연은 그녀의 낯선 모습에 어깨를 움찔했다. 남유주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뭘 그렇게 겁에 질렸어? 전에는 그렇게 날 무시하더니?” “남유주, 나만 탓할 게 아니라 탓할 거면 그 사람을 탓해. 나도 사주를 받고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니까. 원망할 거면 네 아버지를 원망하라고!” 남연은 어떻게든 그녀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다. 남유주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둘 다 용서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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