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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7화 휴대폰을 뒤진 일

와인바. 낮에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지만, 이미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와인바는 영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남 사장은요?” 박수혁이 물었다. 웨이터는 위층을 가리켰고 박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유주는 저녁 장사를 위해 방에서 휴식하고 있었다. 박수혁은 조용히 다가갔고, 남유주는 그가 올 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별 반응이 없었고 그저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돌아누웠다. “어쩐 일이에요?” 그녀는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박수혁은 그녀에게 다가가 외투를 벗더니 이불을 사이에 두고 그녀를 껴안았다. 이 순간, 텅 비었던 마음이 한순간에 꽉 채워졌다. 박수혁은 눈을 감고 익숙한 그녀의 향기를 느꼈다. 그 기분은 다시 그녀를 가진 기분보다 더 애틋했다. 남유주는 직감적으로 박수혁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는 걸 느꼈지만, 굳이 묻기 싫었다. 그녀는 박수혁을 더 깊게 알기 싫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지는 법이니 말이다. 박수혁은 몇 분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유주야, 나 오늘……” 박수혁은 오늘 발생한 일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날 걱정해 주겠지? 말은 거칠어도 마음은 약한 여자니까. 아마도 내가 대처를 잘했다고 칭찬할지도 몰라.’ 하지만 박수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남유주가 먼저 말했다. “수혁 씨, 나 오늘 피곤해요. 이따가 일어나서 일도 계속해야 하니까. 잠시만 조용히 있어 봐요. 나중에 얘기해요.” 그녀는 눈도 못 뜰 지경으로 졸렸다. 중얼거리는 그녀의 말에 박수혁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고,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들을 삼켜버리고 그녀를 껴안고 있는 두 팔에 힘을 뺐다. “그래, 그러자. 빨리 자.” 박수혁은 남유주의 머리를 쓰다듬고 옆에 조용히 누워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남유주는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드럼 소리에 눈을 떴다. 위층은 비록 방음이 좋지만,그녀는 이미 습관이 되었던지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몸을 일으킨 그녀는 옆에서 조용히 잠든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차갑고 날카로운 턱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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