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9화 먼저 올라가요
박수혁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직도 주희철이랑 연락하고 지내요?”
남유주는 움찔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얘기 잘 끝냈어요.”
박수혁은 그제야 인상을 폈다.
그렇다면 더 이상 그의 요청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뭐 신경 쓰이는 거 있어요?”
남유주는 갑자기 지난 번에 불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처음 그녀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했을 때였다.
그와 함께한다는 건 달콤한 연애나 앞으로 결혼까지 염두에 둔다는 얘기가 아니었다.
명분도 신분도 없이 그냥 그의 곁을 지키는 것뿐이었다.
어젯밤의 달콤하고 뜨거웠던 경험은 좋았지만 아마 그는 어젯밤을 기점으로 그녀가 제안을 수락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니 이렇듯 당당하게 동거하자는 얘기를 꺼냈겠지.
어차피 돈이 넘쳐나는 사람이니 나중에 헤어졌을 때 재산분할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남유주는 살짝 눈을 치켜뜨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에게서 차가운 계열의 우드향과 조금 전 마셨던 레몬향이 났다.
은은하면서도 취할 것 같은 향기였다.
박수혁은 손을 들어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남유주가 고개만 들면 그의 날카로운 턱선에 입을 맞출 수 있는 거리였다.
그녀는 고개를 드는 대신 그의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동거는 재미없어요. 필요하면 나를 찾아와요. 나도 필요하면 찾아갈게요. 하지만 너무 시선을 끄는 건 싫어요.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죠?”
그녀는 이게 두 사람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와의 경험은 나쁘지 않았고 그 역시 그렇게 생각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마음으로의 소통은 달갑지 않았다.
어차피 둘 다 성인이고 사랑 따위에 정력을 쏟고 싶지도 않았다.
박수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필요라는 건 어떤 걸 말하는 거죠?”
“지금 머리로 생각하는 그게 맞을 거예요.”
그녀는 고개를 살짝 들고 촉촉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약해진 박수혁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름답고 청순한 얼굴이었지만 하는 행동은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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