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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2화 옛날 사진

그것은 그와 소은정이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줄곧 개인 서재에 놓고 보물처럼 소중히 다뤄온 물건이자 행복했던 과거를 향한 그의 미련이었다. 그는 시간이 멈춘 것처럼 멍하니 그 사진을 바라보았다. 무언가 거대한 힘이 그의 심장을 잡아뜯는 것처럼 숨이 막히고 괴로웠다. 어제의 일은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가 직면해야 할 문제였다. 소은정을 잊자고 하니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는 창백한 얼굴로 아픈 마음을 달래며 액자를 조용히 뒤집어 놓았다. 그런데 이때, 남유주가 안으로 들어왔다. 박수혁의 셔츠를 걸친 그녀가 느긋한 표정으로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씻으려는데 샤워기가 고장난 것 같아요.” 박수혁은 움찔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요? 내가 가서 볼게요.” 두 사람 사이는 여느 커플처럼 닭살스러운 멘트도 없었지만 눈만 뜨면 싸우던 예전에 비하면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녀는 당당하게 그의 옷을 입었고 그 역시 그런 변화를 묵인했다. 남유주의 목덜미에는 여전히 어젯밤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박수혁은 그 흔적들을 힐끗 보다가 다급히 시선을 피했다. 다시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웃으며 그를 따라 나가려던 남유주가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과는 다른 모습이 그녀의 눈에 포착되었다. 예전에 그의 간병인을 자처하며 여기 살았을 때 매일 서재를 드나들었기에 이런 변화는 손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책상으로 다가갔다. 남유주는 책상 위에 뒤집어진 액자를 주워들었다. 소은정과 박수혁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그녀는 솔직히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그의 과거를 직면해야 할지 아직은 결심이 서지 않았다. 그도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 그들의 과거를 회상했을까? 아니면 어젯밤의 충동을 후회했을까? 이루지 못한 그 사랑에 죄책감이 든 건 아닐까? 그녀는 한숨을 쉬며 액자를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남유주는 마음이 먼저 간 게 아니라 몸이 먼저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었고 사랑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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