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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4화 아빠 안녕

레스토랑을 나서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쓸었다. 조금 전, 그는 웬 얼굴만 번지르르한 놈이 소은정 옆에 있는 꼴을 보고 이성을 잃었다. 그런데 전동하를 본 순간, 모든 걸 내려놓았다. 그가 아무리 그녀에게 집착하고 다가가려고 해도 전동하가 나타난 이상 그 누구에게도 기회가 안 돌아갈 것이다. 레스토랑 내부에도 정적이 흘렀다. 1분이 1년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최나영은 직원들을 밖으로 물렸다. 전동하는 뚫어지게 소은정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건네야 할 것 같은데 아무런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 역시 무방비한 상태로 있다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는 어떻게 장애인이 된 자신의 상황을 해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앞으로 어쩌면 그녀를 안아줄 수도 없는데 그녀는 어떤 눈으로 그를 바라볼까? 복잡한 감정에 목이 메었다. 이때, 새봄이와 준서가 재잘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아빠를 알아본 새봄이가 준서의 손을 놓고 전동하에게 뛰어왔다. 아이는 전처럼 아빠가 자신을 안아줄 줄 알았다. “아빠, 아빠….” 새봄이는 눈을 반짝이며 아빠를 바라봤다. 하지만 자신에게 달려온 아이를 전동하는 당황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소은정에게 시선을 돌렸다. 소은정은 그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밖으로 나갔다. 뒤따라온 송지학도 당황했다. “대표님!” “이제 그만 돌아가요.” “네….” 송지학은 고개를 돌려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새봄이는 잔뜩 흥분해서 전동하에게 매달렸지만 전동하의 온 신경은 소은정에게 향해 있었다. 그는 뒤따라가려다가 침통한 표정으로 걸음을 멈추었다.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건 이런 그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발바닥이 땅에 붙은 것처럼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새봄이가 그의 바지가랑이를 잡아당겼다. “아빠, 왜 새봄이가 왔는데 안 안아줘? 새봄이는 아빠가 너무 보고 싶었어. 그런데 아빠 얼굴이 또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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