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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5화 우연이라면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 강한 힘으로 그녀를 잡아당겨 일으켜 세웠다. 다음 순간. “정말 너야?” 박수혁의 목소리는 그녀를 자기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주었다. 소은정은 잠시 침묵하더니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그녀는 얼굴을 돌린 채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박수혁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박수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다친 손을 찬찬히 보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다친 손은 그를 마음 아프게 했다. “오후 회의 때문에 이곳을 지나가는 중이었어. 근데 어떻게 된 거야, 비서와 기사는?” 박수혁은 애써 무뚝뚝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자꾸만 선을 넘었다. 소은정은 손을 빼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보였다. “실수로 넘어졌을 뿐이야. 추돌 사고가 일어나서 우 비서가 뒤에서 처리하고 있어. 난 길이 막히다 보니 스쿠터를 탔는데 실수로 계단에 부딪혔지, 뭐야.” 그녀는 이렇게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됐었다. 그녀는 그저 무의식적으로 전동하의 존재를 지켜주고 싶을 뿐이다. 그녀의 설명에 기분이 좋아진 박수혁의 눈동자에는 빛이 반짝였다. 그제야 그녀는 안색이 조금 좋아졌다. 이때 뒤에서 시끄러운 경적이 들려왔다. 박수혁의 차는 마침 길 중간에서 다른 차량이 오가는 것을 막고 있었다. 소은정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이내 허리를 굽혀 스쿠터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박수혁은 그녀를 제지했다. “일단 타, 이 상태로 스쿠터는 무리야.” “괜찮아.” 소은정은 애써 웃었다. 하지만 박수혁은 그녀를 억지로 차에 태우고 손을 저었다. 이한석은 운전석에서 내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정말 소 대표님 맞네요?” 이한석은 그저 눈에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여 박수혁의 “좋은 일”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진짜 소은정이라니! 소은정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다. 뒤에서 지속해서 울려오는 소음에 그녀는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게다가 지금의 컨디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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