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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1화 철수

대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처럼 양측으로 우뚝 솟은 산봉우리는 마치 노련한 장인이 깎아 만든 것처럼 험준했다. 이렇게 가파른 곳에서 떨어졌다면 즉사할 수밖에 없었다. 소은정은 순간 가슴이 콱 하고 막혔다. 어슴푸레한 달빛에 조각조각 반짝이는 수면을 바라보던 그녀는 가슴이 미어져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당장 울음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그녀를 위로해 줄 사람이 곁에 없었다. 그때. 그녀의 어깨 위로 외투가 걸쳐졌다. 살짝 고개를 돌리니 박수혁이 그곳에 서 있었다. 그가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감기 걸리니까 입어.” 소은정이 옷을 벗어 그에게 건넸다. “괜찮아. 안 추워.” 말을 마친 그녀가 왔던 방향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그가 있을 법한 위치를 어림잡아보았다. 위에서 떨어졌으니 물에 빠졌을 가능성이 희박했다. 두 곳 사이는 꽤나 멀었으니까. 혹시 그녀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 거라면? “소은정, 그렇게나 내가 미워? 내 사람도 싫고, 하다못해 이젠 내 옷까지 싫어? 만약 오늘 지진이 나지 않았다면, 아마 넌 이렇게 된 것도 내가 설계한 거라고 생각했겠지. 내가 그 자식을 증오하다 못해 죽어버렸으면 하니까.” 그녀는 박수혁의 말투에서 그가 충분히 참고 화가 났음을 알 수 있었다. 소은정이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당신 자유지만, 그걸 나한테 덮어 씌우지 마.” “그 말은 내가 억측이라도 했다는 거야?” 박수혁의 말에서 그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박 대표님, 나 당신과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아. 이런 쓸모없는 말다툼으로 시간 낭비하고 싶은 마음 없어.”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미 살짝 짜증이 나 있었다. 박수혁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쓸모없다. 그녀는 자신과 나눈 모든 말이 쓸모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녀는 전동하한테서 의미를 찾았다. 그는 이미 그녀를 잡기 위한 수많은 기회를 놓져버렸다. 이제 그 기회들을 무엇으로 보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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