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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6화 박예리의 출현

소은정을 위협했던 인물을 이 정도로 몰아붙일 사람은 전동하밖에 없었다. 소은정이 곧 그의 명줄이니까. 소은호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윤재수가 반격할 수도 있으니까 저택 경비를 강화해야겠어.” “네.” 태한그룹 강서진의 전화를 받은 박수혁은 짜증이 치밀었다. “무슨 일이야?” “형, 우리 안 본지 오래됐지? 나와서 술 한잔하자.” “시간 없어.” “아줌마가 돌아오셨다면서? 오늘 들었는데 예리도 오늘 귀국했대. 축하파티 해야지!” 박수혁은 인상을 쓰며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문을 열고 나온 그가 몇 걸음 가지도 않았는데 뒤에서 터벅터벅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무릎까지 오는 어린 남자아이가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박수혁은 이한석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인상을 썼다. 그 아이….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이의 손길을 뿌리치고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누가 널 여기로 데려온 거야? 당장 돌아가.” 그는 이 아이를 처음 봤을 때 남았던 기억을 아직도 가지고 있었다. 윤기까지 나던 검은색 피부, 딱 봐도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물론 그 당시에 안도했던 마음도 있었다. 자기 핏줄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그런데 지금 여기 나타난 아이가 자신과 이렇게나 닮아 있을 줄이야! 아이는 그와 안진을 꼭 닮았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아이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안진이 진짜 아이를 여기로 보낼 줄이야! 그런데 전동하에게 붙잡혀 있는 그녀가 무슨 수로 아이를 여기까지 보냈을까? 전동하가 풀어줬나? 박수혁의 얼굴에 불쾌한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아이는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그의 손을 잡더니 기대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박수혁은 안진이 닮은 아이를 데려와서 또 자신을 속이는 게 아닌지 짜증만 치밀었다. 그는 다시 아이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말했다. “여기서 잠깐 기다려.” 그는 그 길로 이한석의 사무실을 찾았다. 업무를 보던 이한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대표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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