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7화 친구와 남자친구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소은정도 더 이상 밥을 먹을 생각이 없어졌기에 고개를 돌리고 손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죠, 입맛 없어졌어요.”
그 말을 들은 손호영이 얼른 일어나 계산을 하러 갔다.
소은정과 박수혁은 지지 않겠다는 듯 서로를 바라봤다.
하지만 결국 박수혁이 먼저 고개를 떨궜다, 담담하면서도 차가운 눈빛을 한 소은정을 보고 있으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조금 아프기도 하고 질투가 나기도 했다.
박수혁이 정말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면 온갖 악랄한 수단을 사용해 소은정을 빼앗아 와 숨겨놓고 평생 자기만 바라볼 수 있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
무수히 많은 밤을 지새우며 그는 그런 악랄한 생각을 잠재웠다.
그는 소은정이 자신이 아닌 전동하를 선택한 이유를 늘 생각했다.
어쩌면 그 이유를 박수혁은 잘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 전동하의 성격으로는 이런 음울하고 비열한 짓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당당하게 연애를 할 줄 알고 어두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굳어있던 박수혁의 표정이 조금 풀리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억울했다.
“미안해.”
결국 박수혁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건넸다.
그는 그녀에게 그런 소리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착하고 예쁜 소은정이 이런 방법으로 그의 주의를 끌었을 리가 없었다.
정말 유치하고 웃기기 짝이 없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소은정은 그런 박수혁을 보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
시비를 걸었다가 사과를 했다가, 정말 어쩌자는 건지.
“내가 질투에 눈이 멀어서 머리가 잠깐 어떻게 됐었나 봐, 네가 다른 남자랑 있는 것만 보면 컨트롤이 안 돼, 내가 잘못했어.”
박수혁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아무래도 박수혁이 정신분열증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박수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소은정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데 네가 먼저 친구하자고 해놓고 나랑 밥도 한 끼 안 먹으려고 했잖아, 네가 먼저 약속 어긴 거야.”
분명 먼저 불공평하게 군 건 소은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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