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5화 오케이
도준호 역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때 워낙 각광을 받을 때니 집 주위에 파파라치들이 몰려있었을 수도 있었겠네요. 그리고 나서는... 온갖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졌겠죠. 대중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라면 팩트 체크도 안 하고 기사를 써제끼는 기자들은 많으니까.”
고개를 숙인 손호영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다행히... 매니저 형은 절 안 버렸어요. 그래서 근근히 먹고 살고는 있습니다.”
신인 때부터 함께 힘들게 굴러온 정이 남아있어서인지 PD들이며 투자자들에게 고개를 굽신거리는 매니저를 볼 때마다 손호영은 고마우면서도 미안함이 앞섰다.
하, 그런 일이 있었어?
소은정도 어느새 동정어린 시선으로 손호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머님은 괜찮으시죠? 안 다치셨어요?”
“네. 그 뒤로 바로 시골로 모셨어요. 나이가 있으셔서 인터넷 같은 건 안 하시니까 아마 제 상황도 잘 모르실 거예요.”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도준호를 바라보았다.
“어때요? 가능하겠어요?”
소은정의 질문에 도준호는 고개를 떨구었다.
웬만하면 가능하다 호언장담하고 싶었지만 워낙 어려운 문제였으니까.
소은정 대표 부탁이니 안 들어줄 수도 없고...
“있긴 합니다만 시간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최소 반년이요.”
소은정이 고민에 잠겼다.
신제품 출시는 3개월 뒤로 예정되어 있어. 반년이면 너무 길잖아.
이때 소은해가 도준호 대표 편을 들었다.
“반년도 짧게 잡은 거야. 지금 이 상황에서 진실을 밝혀봐야 오히려 질타만 받을 거야. 워낙 시간이 흐르기도 했고... 우리 쪽 말이 진짜라고 입증할 증거도 없잖아. 결국 이미지만 소모될 거라고.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연기로 관객들의 호감을 얻는 것뿐이라고.”
소은해의 날카로운 팩폭에 손호영 역시 말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네티즌들이 얼마나 엄격하고 잔인한 존재인지는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아마 홍보팀에서 생각한 솔루션 중에 최선을 고르면 되긴 할 겁니다. 여론을 통제하면 이미지 세탁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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