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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또 다른 재벌가

소찬식의 막연한 시선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아무리 딸이 귀하다지만 떡하니 옆에 있던 사람을 못 봤을 리가 없을 테고... 아, 장인어른의 테스트인 건가? 전동하는 바로 소찬식의 의도를 눈치챘다. 평소였다면 소은정의 생명의 은인이라며 누구보다 더 고마워했겠지만 전동하와 소은정의 사이가 미묘하게 달라진 걸 소찬식은 직감적으로 느낀 듯했다. 하지만 전동하는 화를 내기는커녕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은정 씨와 대화하고 계셔서 제가 일부러 인기척을 내지 않았으니까요.” 전동하의 지혜로운 대답에 소은호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소은정에 관한 일에서만큼은 애처럼 유치해지는 소찬식의 억지를 자연스럽게 넘기는 전동하의 처세술에 몰래 감탄했다. 소찬식도 전동하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소은정이 바로 지원사격에 들어갔다. “아빠. 이번에도 동하 씨가 제때에 와줘서 우리 네 사람 모두 무사할 수 있었어요.” 전동하를 쭉 훑어 보던 소찬식이 물었다. “이렇게 또 한 번 신세를 졌는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좋을까 몰라?” “전 은정 씨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은정 씨가 무사해서 저도 기쁘고요.” 소은정을 향한 전동하의 애정어린 눈빛에 소찬식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던 소찬식이 괜히 딸을 꾸짖었다. “은정이 너도 말이야.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녀석이 아직도 노는 게 그렇게 좋아? 이번에도 전 대표가 와줬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어쩔 뻔했어!” 소찬식의 말에 어제의 상황을 다시 떠올린 소은정 또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어두워진 딸의 표정에 소찬식 역시 마음이 약해져 훨씬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꼭 산으로 가야 별똥별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렇게 별이 좋으면 네 오빠한테 천문망원경이며 다른 설비들 사달라고 하면 되잖아.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보면 좀 좋아!” 부녀의 대화에 전동하 역시 소찬식이 딸을 얼마나 아끼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돼죠? 고마워, 오빠!” 역시나 소은정 역시 마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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