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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120번째 고백

비록 전동하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 발 더 다가섰다는 느낌에 전동하의 마음이 가벼워졌다. “네. 천천히 다가와도 좋아요.” 이제 박수혁이라는 가장 큰 라이벌이 사라진 이상, 소은정의 마음을 천천히 돌릴 인내심도 자신감도 충만했다. 부드러운 음악에 소은정의 기분도 어느새 가벼워졌다. 한유라의 회사에 도착하고 소은정이 차에서 내리려던 그때 후다닥 먼저 차에서 내린 전동하가 문을 열어주며 그녀를 에스코트했다. 소은정은 피식 웃으며 전동하의 장단을 맞춰주었다. “다시 데리러 올까요?” 이렇게 소은정의 남자친구로서 기사 노릇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동하의 질문에 소은정이 얼굴을 붉혔다. “아니요.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시간이 오래 걸릴 거예요.” 고개를 끄덕인 전동하의 눈동자에 아쉬움이 실렸다. “남자친구로서 은정 씨 친구를 만나고 싶긴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니까. 잘가요.” “네, 운전 조심해요.” 그냥 간단한 식사 한끼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질 줄이야.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 박수혁은 떼어냈고 전동하와는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사귄다고 생각하니 왠지 거부감이 들었다. 이때 핸드백에 든 휴대폰이 울렸다. “나 너희 회사 앞이야.” 소은정의 말에 한유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지금 너 보고 있어. 아주 헤어지기 아쉬어서 죽더구만?” 한유라의 말에 소은정은 뜻밖에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참나. 고개를 든 소은정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에서 다 봤다 이거지? 한유라 이 여우 같은 계집애. 한유라가 미리 직원들에게 말해 둔 탓인지 소은정은 아무 막힘 없이 대표 사무실로 올라올 수 있었다. 사무실에 도착한 소은정은 아무렇게나 핸드백을 소파에 던져버린 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늘 무슨 일이... 으악!” 소은정은 휴식실에서 나오는 남자를 발견하고 비명을 질렀다. 겨우 정신을 차린 소은정이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뭐야? 민하준이잖아? 민하준을 발견하고 경악한 소은정과 달리 민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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