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1화 어지러워
소은정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전동하는 긴장한 듯 입술을 달싹였다.
“미안해요. 제 마음을 받아달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그래도 나한테 기회는 주기로 했잖아요. 혹시... 후회하는 건 아니죠?”
전동하의 질문에 소은정이 입술을 깨물었다. 왠지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히터를 틀어 그런 것이라 소은정은 스스로를 설득했다.
“아니에요.”
빠르게 대답한 소은정은 바로 화제를 돌렸다.
“저랑 허지호 대표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궁금하지 않아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전동하가 흠칫했다.
“어떻게 아는 사이인데요?”
하루빨리 이 애매한 분위기를 풀어버리고 싶어 소은정은 솔직하게 과거 있었던 일을 전부 말했다.
“허지호도 몇 년 전에는 신포 그룹의 팀장에 불과했었죠. 유학시절 때 신포그룹에서 인턴으로 일했었고 그때 제 팀장이었어요.”
소은정의 말에 전동하의 눈이 커다래졌다.
너무 많은 정보량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SC그룹을 등에 지고 있는 소은정이 다른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했었다니.
그리고 허지호가 단 몇 년만에 팀장에서 부대표로 승진까지 하다니.
전동하는 방금 전 파티장에서의 대화를 다시 돌이켜 보았다.
분명 허지호 대표는 은정 씨가 SC그룹 대표라는 걸 모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두 사람 그렇게 친해 보이진 않던데요?”
전동하의 질문에 소은정이 코웃음을 쳤다.
“허지호 대표 능력은 출중한데 권력욕이 너무 강해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랄까요? 인턴 때 파티에 참석할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저희쪽 클라이언트가 억지로 저한테 술을 먹이려 했죠. 상사로서 자기 부하직원이 그런 꼴을 당하는데 허지호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말리긴커녕 오히려 그쪽에 붙어서 저에게 술을 따라주더라고요. 그런 사람과 친해질 수 있겠어요?”
어쩐지... 그래서 허지호를 보는 눈빛이 차갑... 아니, 경멸에 가까웠던 거구나.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전동하가 문득 물었다.
“그래서요? 설마 그 술 다 마신 건 아니죠?”
걱정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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