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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이유 따위 필요없어

박수혁과 전동하... 누구의 편을 들고 말고 할 사이도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약해져 있는 전동하의 모습에 마음의 저울은 어느새 전동하를 향해 기울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를 위해 수혈을 해준 전동하를 바라보며 잊고 싶었던 기억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기분이 착잡하던 차였다. 박수혁은 절대 보고 싶지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나서는 그녀의 생명의 은인인 전동하까지 때려눕히고 말았다. 다리가 멀쩡했다면 아마 박수혁의 정강이라도 걷어찼을지도 모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분노와 억울함을 풀 방법은 없고 소은정은 말없이 주먹을 꽉 쥐었다. 고개를 숙인 채 소은정의 얼굴을 바라보던 박수혁은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 깁스를 한 다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박수혁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소은정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했다. “너 만나려고 온 거야. 그리고... 저 자식 때리는데 딱히 이유가 필요한가?” 하, 뭐야? 저 근거없는 자신감은... 박수혁의 말에 기가 막힌 소은정이 코웃음을 치며 반박하려던 순간 박수혁이 갑자기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소은정의 오른쪽 다리를 만지작거렸다. “많이 아파?”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살짝 떨리는 목소리와 조심스러운 손길에서 박수혁의 걱정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하지만 박수혁의 질문에 소은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아프지. 이 자식아! “아프겠지. 나도 다리 다쳐봐서 잘 알아. 가끔씩 통증으로 잠도 설치곤 했는데... 너도 아마 그렇겠지.” 혼잣말처럼 읊조리는 박수혁의 말에 소은정의 눈동자가 살짝 떨려왔다. 박수혁도 그녀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다. 박수혁도 그녀를 살리려다 하마터면 죽을뻔한 사람이다. 그래. 박수혁이 나한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건 사실이지만 몇 번이나 날 구한 것도 사실이야. 수혈이니 뭐니 어차피 다 지난 과거... 못난 기억 붙잡고 있어봤자 내 마음만 아프지... 어느새 소은정의 분노는 바람에 흩날리는 구름처럼 사라져버렸지만 입 밖으로 나온 목소리는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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