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4화 가련한
박수혁이 여기에 와 있으니 소은정은 어쩐지 박수혁이 미스터리하게 느껴졌다.
시스템은 잠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런 요구를 받을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10초도 되지 않아 입구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임춘식이었다.
웃을랑 말랑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규정에 따르면 그런 일은 안 됩니다. 하지만 소 대표님이라면 예외로 해드릴 수 있죠.”
소은정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두 사람 중 하나만 시험해 보면 되지 않겠는가?
소은정은 진짜로 실험실의 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임춘식이 손가락을 딱 소리 나게 부딪히자 시스템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그들의 앞쪽 벽이 서서히 투명해졌다.
소은정은 담담히 박수혁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이 벽은 가격이 어마어마하겠네요?”
임춘식이 씩 웃더니 소리를 낮추었다.
“세계 최상의 재료입니다. 안전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소은정은 벽 안쪽의 남자가 매의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박수혁이 있는 곳이 밝아졌다. 고급 주택이었다.
보고 있던 소은정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다음 순간 남자의 시선은 갑자기 이쪽을 향하더니 벽을 바라보았다.
소은정은 흠칫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쥐었다.
‘내가 보이나?’
임춘식이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쪽을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말도 안 들리고요.”
소은정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바로 임춘식을 바라보더니 쌀쌀맞은 눈빛을 보냈다.
“이제 나가 보세요.”
“……”
“박수혁 대표가 당신이 자기 심리를 들여다봤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가만둘까요?”
“하지만 소 대표님은….”
소은정이 풋 하고 웃었다.
“나는 걱정하지 마세요.”
임춘식을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 내 걱정이나 해야지.’
곧 구경할 마음이 싹 사라졌다.
임춘식은 빙긋 웃으며 나갔다. 소은정은 담담히 시선을 거두었다.
박수혁의 시선은 얼마 머무르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가만히 보니 박수혁은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안색이 확 변하더니 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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