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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완벽한 커플

소은정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촬영 감독에게 영상 소재를 많이 뽑아 달라 당부하였다. 지금 채태현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양예영은 S라인 자태를 뽐내며 채태현의 옆에 다가가 놀란 얼굴로 그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채태현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태현씨가 내려준 차는 더 특별한 것 같아요.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요? 저도 가르쳐주세요. 하지만 예영이가 조금 둔해서...” 양예영이 채태현쪽으로 몸을 기대면서 말을 건넸고 방안은 조용해졌다. 채태현은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조각 같던 얼굴이 봉숭아 물을 머금은 듯하였다. “네... 네... 그래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면서 대답했다. 소은정이 눈을 깜빡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대본을 지켜보던 추하나는 깜짝 놀라 눈앞의 남녀를 올려다보며 알 수 없다는 기색을 보였다. 채태현이 물을 부으면서 얘기했다. “물 온도는 80도가 적당해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양예영이 손으로 포트를 잡으려 했고 채태현은 재빨리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뜨거워요! 조심...” 두 사람의 손길이 스친 순간 시간이 멈춘 듯 두 사람이 얼어붙었다. 한참 동안 두 사람의 손이 포개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손을 떼지 않았다.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두 사람의 포개진 손을 지켜보았다. 방안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고 슬로우모션을 건 것처럼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듯 하였다. 이후에 들어온 도준호가 헛기침하고 나서야 두 사람이 재빨리 손을 풀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빨개졌고 메소드 연기 그 자체로 보였다. 모든 사람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박수혁은 만족한다는 듯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박수혁의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양예영은 자기 행동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듯 옅은 웃음을 지었다. 박수혁이 소은정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해 채태현에게 붙은 것이다. 도준호는 멈칫하더니 이내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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