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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그릇이 작다

사무실 안은 한순간 고요했다. 박수혁은 고개를 살짝 들며 임춘식의 의아한 시선을 보았다. "그 회사는 내가 사람을 보내 조사하도록 하지. 배후는 미국 쪽 사람들이고, 주주들은 다른 나라의 재계의 거물들이니, 억지로 부딪히지 않도록 하고, 굳이 은정까지 끌어들일 필요도 없고, 내가 알아서 하도록 하지." 말을 들은 임춘식은 영문도 모른 채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몇 초 뒤 그는 참지 못하고 "저 회사는 힘이 막강하고 자본원이 복잡한데 대표님이 눈여겨 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요?"라고 입을 열었다. 박수혁과 알고 지낸 지 이렇게 오래되었지만, 수혁의 능력과 배경은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의 투자 방향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비교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박수혁이 거성 그룹을 눈여겨 본 것도 거성이 가지고 있는 핵심 연구개발팀이 충분히 믿을 만하면서도 혁신적이었기에 투자 초기, 거성 그룹의 잠재력을 지켜만 보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박수혁은 당시 거성 그룹의 라이벌 회사에 투자했다. 온갖 시련을 겪었지만 결국 살아남은 건 임춘식의 거성 그룹이었고, 임춘식은 덕분에 한 발한 발 여기까지 왔고, 눈앞의 박수혁을 점점 더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사업판의 싸움꾼들이고, 박수혁은 그 판을 짜는 사람이다. 과거의 편견을 버리고 항상 맨 앞으로 도약하는 박수혁의 능력은 늘 사람을 탄복하게 한다. 그의 세력이 해외에까지 닿았는데, 발전이 비약적으로 빠른 미국의 과학기술을 무시할 이유가 더더욱 없었다. 게다가 소은정이 모르게 하라는 건, 도저히 뭐가 두려운 거지? 임춘식의 의심의 눈초리로 박수혁을 바라보았고 점점 차갑게 변하는 수혁의 시선에 임춘식은 온몸에 한기가 감돌았다. 그는 입술을 찡그리며 냉소했다. "나는 돈은 얼마든지 있지만, 외국의 핵심 기술에 돈을 투자하지는 않을 거예요. 임 대표님, 그렇지 않으면 당신에게도 오늘은 없었을거예요."라고 말했다. 수혁의 목소리는 매우 차가웠고 더 이상 부연 설명하기를 꺼렸다. 박수혁과 임춘식 사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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