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8화 박씨 집안 사모님이 되고 싶어요
박수혁의 눈빛에 냉정함과 귀찮음이 스쳐 지나갔다. 홍하얀은 그의 그런 감정을 조금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 홍하얀의 심장은 마치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파오기 시작했다.
몸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소대표네 회사에서 쫓겨난 이유가 뭔지 당신이 제일 잘 알 텐데. 태한 그룹은 인턴 기간도 못 넘긴 직원 뽑을 생각 없어요. 그리고, 솔직하게 말할게요. 자꾸 본인을 소은정이랑 비교하지 말아요. 같은 세상 사람 아니니까.”
한 명은 하늘에 있고 한 명은 바닥에 있는데 뭐 비교할 게 있다고?
그의 말은 무척이나 직설적이었다. 그는 홍하얀의 자존심, 그녀가 받을 상처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이한석도 그녀가 조금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홍하얀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할 뿐이었다. 그녀는 불쌍한 눈빛으로 박수혁을 쳐다보며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회장님이 그러셨거든요. 소대표님 성격이 너무 드세다고. 대표님이 소대표님을 위해 아가씨와 사모님을 집에서 쫓아내셨다고 그러셨어요. 소대표님이랑 계속 만나시면 박씨 집안 박살 난다고 하셨어요… 당신…. 진짜 결과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거예요?"
이한석은 한쪽에 서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식은땀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박수혁의 좋았던 기분은 홍하얀 때문에 완전히 박살 나버렸다. 그의 눈빛은 무척이나 서늘했다. 아무도 말리지 못할 정도였다.
홍하얀은 자신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에게 분석 아닌 분석을 해댔다. 박수혁처럼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사꾼이 안 흔들린다고?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굳게 믿고 있었다.
박대한은 그녀에게 자꾸 암시해주었다. 박수혁 앞에 자꾸 알짱거리라고, 그렇게 해서 감정을 좀 키우라고. 그 말인즉슨, 그녀가 소은정보다 박수혁의 아내 자리에 더 어울린다는 말 아닌가?
사무실 안의 분위가 한결 더 다운되었다. 차가운 공기가 조금씩 맴도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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