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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뒷배

임상희는 얄밉게 말하는 소은정에게 화가 치밀었지만 자신의 약점을 잡고 있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불쾌함을 대놓고 드러낼 수는 없었다. “저는 프로젝트 경험도 많고 관리직들 중에서도 실적도 가장 좋은 직원입니다. 본부장님, 설마 저번 일로 아직 화가 채 풀리지 않으신 건가요?” 임상희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아닙니다. 임 팀장은 거성과의 협력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제대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여유로운 소은정의 말에 임상희가 다급하게 해명했다. “아니요. 회사의 결정이라면 전 무엇이든 따를 겁니다.” “글쎄요. 리스트는 이미 이사회에까지 보고된 상황이라 수정은 불가능할 것 같네요. 뭐 이번만 기회인가요? 너무 실망하지 말아요.” 소은정은 가식적인 위로를 건넨 뒤 다시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아니요. 방법은 있을 거예요. 어디 두고 보시죠.” 임상희는 이를 갈며 대답한 뒤 또각또각 사무실을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은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 드디어 미끼를 물었다. 오후가 되고 그녀의 예상대로 우연준의 보고를 들을 수 있었다. “본부장님, 장한명 이사가 본부장님과 만나고 싶답니다.” 곧 정년퇴직을 앞둔 이사가 굳이? “알겠어요.” 어차피 회사에서 그녀의 진짜 신분을 아는 사람은 소은호와 우연진 뿐이다. 장한명이 새로 부임한 본부장에게 무슨 말을 할지 나름 궁금하기도 했다. 장한명은 주식 투기라는 희한한 방법으로 회사 주주이자 이사가 된 사람이었다. 하지만 차지한 지분도 별로 많지 않고 회사에 위협이 갈만한 인물도 아니었기에 소은호도 그를 굳이 자르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똑똑똑.” 소은정의 노크 소리에 피곤에 찌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요.” 소은정이 웃으며 그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장 이사님, 부르셨다면서요? 무슨 일이시죠?” 그녀를 보는 순간, 얼굴이 확 밝아진 장한명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고개를 저었다. “자, 앉아요.” 장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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