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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여우 같은 년

박수혁의 소식은 아주 빨리 다른 사람의 귀에 전해졌다. 박대한은 몹시 슬퍼하며 이민혜와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 박수혁이 소은정을 구하기 위해 이 사달이 났다는 것을 안 두 사람은 안색이 더욱 나빠졌다. 박대한은 산 세월이 길어 얼굴에는 그 슬픔이 다 비치지 않았고, 그저 묵묵히 박수혁의 곁에 앉아 있었지만 이내 몸을 가누기 어려워 다른 사람에게 그를 부축해 나갔다. 이민혜는 박수혁의 곁에서 두 시간이나 울었다. 소은정은 VIP 병동의 거실에 앉아 있었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이민혜의 통곡소리를 듣고 있었다. “내가 분명 그 여자 멀리하라고 했잖아, 걔 완전 여우 같은 년이라고! 지난번 바다에 갔을 때도 큰일 날 뻔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나니, 네 친여동생마저도 보내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흑흑, 수혁아, 빨리 깨어나렴……” 이한석과 우연준은 표정 변화조차 없는 소은정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이민혜의 탓하는 소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소찬식과 소은호도 병실에 도착해 이민혜의 곡소리를 듣자 두 사람 모두 안색이 안 좋아졌다. 소찬식은 자신의 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꺼냈다. “무서워하지 마, 넷째야. 일단 네 물건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가서 좀 쉬어.” 그녀는 안색이 극도로 나빠 보였고, 병원에 입원한 후 지금까지 이미 이틀을 전혀 쉬지 못했다. 소은정이 고개를 들자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한석도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맞아요, 아가씨. 의사도 박 회장님의 몸이 워낙 건강해서 뇌진탕과 다리 골절일 뿐이라서 곧 있으면 괜찮아 질거라고 했잖아요. 아가씨 몸도 챙기셔야죠.” 만약 그녀의 상태를 박수혁이 보았다면 마음이 더 아팠을 것이다. 이민혜는 인기척을 듣고는 화가 나서 뛰쳐나왔다. “너희들이 쉴 자격이 있기나 해?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은 내 아들인데, 소은정이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었는데 어디서 쉰다는 말이 나와?” 모처럼 구실을 얻어낸 그녀는 소은정에게 마구 쏘아붙였다. 소찬식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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