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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내쫓아버려

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으나 장벽이라도 있는 듯, 서로를 경계했다. 전동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의 집사였더라도 자신의 규율을 어겼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강상원의 신분은 누구와 파트너를 맺던 자격 미달인 것이 확실했다. 강상원은 파리해진 안색으로 집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 집사는 잠시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내 온화한 얼굴을 띄웠다. 전동하에게 다시금 무어라 말하려 입을 연 순간, 소은정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다시 천천히 고려해보시는 게 어떠세요?” “…아버님 말씀대로 노망난 집사를 두는 게 아니었는데…. 오늘 이후로 더 이상 집사님 찾을 일은 없을 겁니다.” 마이크의 얼굴 역시 어둡게 내려 앉은 지 오래었다. 저 집사 아저씨는 예전과 다름없이 마이크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 학업에 사사건건 관여하며 좋아하던 선생님은 모조리 내쫓고, 매사 잘난 체하며 큰소리를 치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는 밉상들까지 끌고 와 예쁜 누나를 괴롭혀 댔다. 마이크는 뾰로퉁한 얼굴로 전동하의 소매 끝을 잡아 끌며 일러바쳤다. “집사 아저씨 싫어요. 아까도 예쁜 누나 괴롭히는 거 제가 다 봤어요! 누나한테 잡것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거…. 제가 다 들었거든요…!”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에 전동하의 표정이 한 층 더 어두워졌다. 매서운 눈으로 집사를 노려보았다. 자신의 수하인들에게 교양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집사는 안절부절하며 변명했다. “아닙니다…. 도련님, 그런 장난 치시면 곤란합니다….” “전 거짓말 안 해요! 모함하지 마세요!” 마이크는 당차게 자신의 떳떳함을 밝혔다. 본전도 찾지 못한 집사는 전동하에게서 느껴지는 한기에 감히 눈도 마주칠 수가 없었다. 강상원을 부른 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전동하의 곁에서 오래 있었다고 하여 자신을 의지할 것이란 생각은 오만이었다. 자신은 단지 그의 집안 하수인일 뿐이었다. 외부 사람들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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