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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내 돈 써

소은정은 입꼬리를 씩 올리고 원한빈을 올려다 보았다. “됐어요. 어차피 파티에 참석할 생각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쪽은 오늘 제대로 한을 풀고 가고 싶다는데요?” 원한빈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려던 순간 허인혜가 먼저 선수를 쳤다. “한빈 씨, 우리 사이가 조금 껄끄러운 건 맞지만... 그래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죠. 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 그리고 이제 겨우 유명세를 얻은 유튜버 주제에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무례를 범하는 거죠? 제 예비 신랑은 위연그룹 둘째 아들이에요. 여기 모은 다른 분들도 전부 재벌 2세들이고요. 이 파티를 망치면 앞으로 연예계 생활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노골적인 협박이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네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들이니 알아서 주제 파악하고 기어라는 소리였다. 그녀의 말에 소은정이 눈썹을 씰룩거렸다. 하, 허인혜, 수수한 얼굴에 착한 척은 다 하더니, 이런 모습을 숨기고 있었어? 이태성도 여자친구의 이런 모습은 처음인지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평소에 큰 소리 한 번 안 내던 사람이 왜... 룸 안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누군가 음악까지 꺼버려 그야말로 죽음 같은 적막이 흘렀다. 하지만 원한빈은 허인혜의 협박이 오히려 우습다는 듯 피식 코웃음을 쳤다.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그래. 내가 가난한 모험가인 건 맞지. 그래서 내 돈 다 들고 재벌 2세한테 들러붙은 거야?” “닥쳐!” “뭐라고?” 허인혜와 이태성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초조하고 불안한 얼굴의 허인혜와 당황스럽고 놀란 표정의 이태성의 눈빛이 모두 원한빈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인혜는 바로 이태성의 팔짱을 끼며 해명했다. “태성 씨, 저 남자 말 믿지 말아요. 저 사람 사기꾼이라고요. 전 애초에 저런 사람 알지도 못해요. 우리... 정말 어렵게 여기까지 왔잖아요. 저딴 사기꾼 때문에 흔들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날 믿어요.” 허인혜의 말에 흔들린 듯 잔뜩 찌푸린 이태성의 미간이 살짝 풀렸다. “하하하하!” 하지만 이에 원한빈은 이런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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