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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내 마음대로 할 건데?

당황한 소은정이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박수혁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는지 다시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낸 박수혁은 사진과 그림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 사진 자네가 가지고 갔나?” 창백해진 박수혁을 향해 윤 화백이 물었다. 박수혁은 고개를 돌려 소은정을 뚫어져라 바라보았지만 소은정은 일부러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연핑크 원피스를 입은 소은정은 평소의 도도한 분위기와는 달리 훨씬 더 러블리한 모습이었다. “윤 화백님, 이 사진은...” “그래, 내가 찍은 거네. 저 아이가 자네를 구할 때 내가 바로 그 거리 맞은편에 있었거든. 내 인생의 역작이라 할 수 있지. 자네 이 그림 사지 않겠나?” 윤 화백의 말에 사진과 그림 속 여자가 소은정이란 사실은 이미 밝혀진 거나 마찬가지, 게다가 박수혁에게 그림을 팔겠다고 하니 소은정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제가 먼저 사겠다고 했잖아요!” 아까까지 절대 안 팔겠다고 하던 사람이 갑자기 이게 무슨 변덕이란 말인가? “글쎄 난 그림의 주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윤 화백이 껄껄 웃었다. “윤 화백님, 얼마면 되겠습니까?” 박수혁의 새카만 눈동자가 살짝 반짝였다. “500억. 지금 바로 입금해.” 윤 화백이 손바닥을 내밀며 말했다. 500억이라니! 직장인인 이한석은 이 상황이 경악스러울 따름이었다. 아무리 윤 화백님의 작품이라지만 그림 한 장에 500억이라니... 윤 화백은 싱글싱글 웃으며 고개를 돌려 소은정을 힐끗 바라보았다. “돈은 얘한테 입금해. 어차피 주인공은 저 아이니까.” 이 영감탱이가 갑자기 노망이 났나. 왜 이래! 화가 치민 소은정이 당장 자리를 뜨려던 그때, 박우혁이 다가왔다. “누나, 여기 있었어? 한참 찾... 어? 삼촌!” 박우혁의 애교 넘치는 누나 소리에 박수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박우혁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소은정의 팔짱까지 끼면서 말했다. “우리 밥 먹고 심야영화 보러 갈까?” “이쪽은...” 묘한 삼각관계에 윤 화백의 눈빛이 의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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