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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신발끈?

이 망할 섬에서 소은정은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만 싶었다. 그러나 별 다른 꼼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덩치가 제일 큰 야인이 무어라 동작으로 지시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불을 가리키더니 곧이어 자신의 입가에 음식을 먹는 손짓을 해 보였다. 통역 따위가 필요한가? 저들은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정말, 이보다 더 재수없는 죽음이 있을까? 소은정은 제 앞에 바짝 다가선 야인의 눈을 바라보며 우는 얼굴보다도 못생긴 미소를 지어보였다. “먼저 실례 좀 할게요…. 그럼 안녕히…….” 남은 힘을 쥐어짜내 벌떡 일어선 소은정은 냅다 뜀박질을 시작했으나 우스꽝스럽게도 이리저리 엮인 나무줄기에 걸려 넘어져 버리고 말았다. 어지러움과 미미했던 열은 잠을 자니 그나마 괜찮았는데, 또 이렇게 크게 넘어지니 정말이지 머리가 핑핑 돌았다. 그렇게 한참을 엎어져 있던 소은정에게로 다른 야인이 접근해왔다. 그는 자신 옆에 있던 신발을 신은 또 다른 야인에게 말을 걸며 대화를 이어갔다. 근데…. 잠깐, 제 시선 끝에 닿는 야인들의 신발은 흙으로 싸여 희미했으나 분명 신발끈이었다. 순간 소은정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어디서 난 힘인지 잽싸게 야인의 신발을 잡아 당겨댔다. 이 큰 덩치를 흔들 힘이 어디서 난 것인지 의문이었다. 기어이 신발의 상표를 알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라스포티바의 운동화였다. 아웃도어 스포츠 장비로 세계에서 알아주는 브랜드였다. 정말 자신과 같은 처지의 누군가가 이 섬에 있는 것일까? 소은정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야인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탁하긴 커녕 빛나는 눈동자를 지닌 야인은 그녀에게 윙크까지 해 보였다. “당신……!” 야인이 아니였어! 그녀가 무어라 말을 끝 마치기도 전에 누군가가 제 팔을 세게 잡아당기며 불구덩이 쪽으로 이끌었다. 소은정은 자신이 박물관 표본에 있어야할 야만인들에게 잡아 먹혀 생을 마감할 것이라고는 꿈에서도 몰랐다. “그, 그만…. 살려주세요 제발…….” 점점 더 많은 야인들이 그녀를 둘러쌌고, 방금 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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