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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1화 이제는 안 돼

박수혁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아니야. 저분들이 먼저 오시겠다고 했어. 친정 식구들이 한 명도 안 오면 보기가 안 좋으니까 당신 보고 싶다고 온 거야.” 그는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에게서 뭔가 뜯어낼 게 있지 않을까 하고 다가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해 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남유주가 이렇게 큰 반감을 보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판단이 조금 후회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거절할걸. 큰어머니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유주가 많이 피곤한가 보네요. 우린 밖에서 기다릴 테니 둘이 얘기해요.” 남유주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말은 똑바로 할게요. 난 친정식구가 없어요. 다 죽었거든요. 이 사람들이 날 이용해서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박수혁 씨, 저 인간들에게 조금이라도 뭔가를 베푼다면 이 결혼 난 안 해요. 구청으로 가서 이혼수속 밟을 거예요. 결혼은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라는 이상한 논리 펼치지 말라고 해요. 난 남씨 가문 핏줄도 아닌데 왜 두 번씩이나 이용당해야 해요?” 그녀는 진심으로 화가 난 듯, 언성이 많이 높아져 있었다. 말을 마친 남유주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녀는 큰아버지 일가의 반응이나 태도는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만만해?’ 남유주가 자리를 뜬 뒤, 남씨 가문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그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박수혁은 넥타이를 풀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사람 기뻐하라고 만든 자리였는데 이렇게까지 반감을 가질 줄은 몰랐군요. 그렇다는 건 당신들이 여기 있어 봐야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얘기겠죠. 사람을 시켜 배웅할 테니 앞으로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 “박 대표님, 일방적으로 유주 말만 듣고 이러시면 안 돼요. 유주는 원래 어릴 때부터 성격이 이상했어요. 항상 가족들에게 이런 식으로 예의 없게 대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가족인데 어떻게 왕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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