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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사망자 명단의 그 이름

태한 그룹. 박수혁이 사무실을 나왔을 땐 이미 해가 질 무렵이었다. 창밖 나뭇가지에는 붉은 석양이 비스듬히 걸려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퇴근길이었으나 그는 40분 후 프랑스 행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소은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 헤친 그가 이한석에게 서명할 서류를 가져오라 요청하였고, 노크를 하고 들어올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그는 허둥지둥 사무실에 뛰어 들어왔다. 오랫동안 그를 보좌하며 단 한 번도 이런 추태를 보인 적 없던 그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대, 대표님…….” 그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으나 이내 무덤덤한 얼굴을 띄고는 그의 말이 이어지길 기다렸다. “한 시간 전에 연락을 받았는데… 소은정 아가씨께서 타신 비행기에 사고가 났다고…. 알아본 결과 생존자는 없다고… 합니다.” 이한석의 목소리는 점점 먹어 들어가 끝에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박수혁의 뒤로 크게 뚫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석양 빛에 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다. 붉은 태양빛과 정반대로 사무실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어두웠다. 그의 안색은 점차 어두워졌고, 그윽하던 눈동자는 폭풍을 맞닥뜨린 듯 흔들려왔다. “지금 뭐라고 했지?” 그의 목소리는 곧장 가라앉았고, 눈에는 핏발이 섰다. 분명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라 믿고 싶었다. 이한석은 자신이 했던 그 말을 다시 내뱉을 기운조차 없었다. 이내 곧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망자 명단에서 소은정 아가씨의 이름을 찾았습니다……. SC그룹 쪽에도 소식이 닿았고, 곧바로 입국하신 소찬식 회장도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가셨다고…….” 그의 말이 끝났고, 사무실의 분위기는 더욱더 어두워졌다. 차가운 공기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박수혁은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이한석이 서있는 곳을 바라볼 뿐이었다. 심장이 마치 둔기에 찔린 듯 아파왔다. 피가 끝없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알 수 없는 저림과 떨림만이 느껴졌다. 온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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