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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3화 결혼 안 해요

박수혁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 한참 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유주 씨 생각은요?” 남유주는 멈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래요, 그렇다면 오늘부로 연락처도 지우고 다신 찾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박수혁 씨도 저 찾지 말아 주세요. 서로 몰랐던 때로 돌아가자고요.” 남유주는 이성적으로 두 사람의 미래를 생각했다. 꼭 두 사람이 남이였던 그때와 같은 말이다. 박수혁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눈빛이 무거워졌다. 수많은 감정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헤집었다. 이 순간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위에 버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바람만 불면 거센 파토가 몰아치는 바다. “아니요.” 박수혁은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지금 매우 고통스러웠다. “네?”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여자야. 그러니까 결혼은 더욱 말도 안 돼. 설명하려고 찾아왔어.” 박수혁은 남유주의 표정을 찬찬히 보았지만,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하여 박수혁은 남을 말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 그는 깊은숨을 내쉬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두 기업은 곧 협력을 앞두고 있어. 그런데 이 상황에 관계에 선을 긋게 되면 사람들은 두 기업의 협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해. 그렇게 되면 모두 불리해. 그래서 대응하지 않기로 했어.” 박수혁은 뜨거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실 마음에 찔리는 부분도 있었다. 그에겐 두 가지 방안이 있었다. 대응하더라도 큰 손해는 없다. 그저 지금의 효과가 없을 뿐이다. 하지만 이 방안을 말하게 되면 제 발등을 제가 찍는 격이 되어버린다. 이 순간, 박수혁은 남유주의 표정에 변화가 있기를 기다렸다. 잔잔하지만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박수혁의 말을 듣고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만 끄덕였다. 믿는 건지, 믿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아, 작별 인사 하러 온 줄 알았어요.” 왠지 실망한 것 같은 말투다. 박수혁은 표정이 굳어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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