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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네 말만 들을게

처음 만난 경매장, 쇼핑몰, 성강희의 집, 그리고 오늘 파티... 송지현은 항상 이 향수를 뿌렸었다. 독특한 향기라 기억하고 있었던 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이야. “하, 어떻게 알았어요?” 송지현이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 소은정은 대답하지 않았다. 성강희 사건과 별개로 소은정은 어린 나이에 유산을 물려받아 회사를 훌륭하게 경영하는 송지현을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런 추잡한 방법을 쓸 줄이야. 충동적으로 벌인 일도 아니고 돈을 노리고 벌인 일도 아님을 소은정은 직감했다. “선수까지 푸신 걸 보니 좋은 일로 부른 건 아닌 것 같고. 피차 바쁜 사람들끼리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죠? 원하는 게 뭡니까?” 송지현의 호흡이 급박해졌다. 아마 최대한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거겠지. 두 장정에게 붙잡혀서가 아닌, 덤덤한 얼굴로 다가오는 소은정의 모습도 놀라웠지만 두려움은커녕 찰나의 순간 그녀의 신분까지 알아낸 소은정은 확실히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정체가 들킨 이상 더 이상 모습을 숨기는 건 의미가 없다. 송지현이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소은정과 시선을 마주했다. “소 대표님, 무섭지 않으세요? 제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고분고분 따라오셨어요?” 은근한 협박에 소은정은 웃음을 터트렸다. “어디 보자... 왜 송지현 대표님이 이렇게까지 화가 나셨을까? 아, 강희 때문이구나?” 소은정의 대답에 분위기가 또다시 싸해졌다. 성강희, 어린 나이에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그녀를 유일하게 흔들리게 만드는 이름이었다. 10년 전, 성강희에게 첫눈에 반한 그녀는 성강희가 수많은 여성들과 염문설을 뿌리고 다녔음에도 개의치 않았다. 언젠가 그녀에게도 기회가 돌아올 거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오늘 소은정의 생일을 위해 정성스레 준비한 성강희의 서프라이즈 선물을 확인한 순간, 송지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구나... 추잡한 수를 써서 성강희와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마음만큼은 평생 가지지 못 하겠구나... 그래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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