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1화 프러포즈
첫 번째 선물의 정체에 모두의 기대감은 점점 더 고조되어 갔다.
소은정은 복잡한 마음으로 두 번째 상자를 열었다.
하얀 털모자였다. 2년 전, 샤넬의 FW 제품, 판매 당시에는 한정판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지금은 인기가 시들해진 제품이었다.
“뭐야? 이건 나도 있는 건데? 2년 전 신상이잖아. 박수혁 씨, 이건 뭐 물량공세도 아니고 너무 성의없는 거 아니에요?”
한유라가 비아냥거렸다.
반면 김하늘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선물을 확인한 소은정의 표정은 더 미묘해졌다. 그녀는 망설임없이 바로 세 번째 상자를 오픈했다.
맑은 빛깔을 자랑하는 비취 팔찌였다. 두터운 질감과 은은한 빛깔,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정교한 팔찌였다. 어림 잡아도 20억 정도는 되어보이는 팔찌. 오늘 파티에 참여한 다른 손님들의 선물을 전부 합친다 해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팔찌의 가격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선물의 가격에 대해서만 의논하고 있었지만 소은정은 달랐다.
그녀가 그토록 잊고 싶었던 과거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결혼 후 맞은 첫 번째 생일 소은정은 박수혁에게 반지를, 두 번째 생일에는 목도리를 선물했었다. 그리고 세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파경을 맞이했다.
그제야 소은정은 왜 박수혁이 선물을 세 개나 준비했는지 알아차렸다.
3년 전에 낙찰받은 다이아몬드 목걸이, 2년 전 신상이었던 샤넬 모자, 그리고 올해 구매한 비취 팔찌...
지금까지 놓쳤던 그녀의 생인선물까지 전부 보상해 주고 싶은 걸까?
아, 이 사람 정말 그 동안 내 생일을 모르고 있었던 거구나...
또다시 불행했던 과거가 떠오르며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박수혁, 역시 사람 기분 잡치게 하는 재능은 최고라니까...
이렇게 하면 내가 고마워할 줄 알았나? 이제 제발 가만히 내버려두라고 수없이 말했지만 박수혁은 그녀의 비참했던 기억을 한 번, 또 한 번 끄집어냈다.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소 대표님은 참 좋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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