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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5화 안 돌아가

이런 압박감은 박수혁에게서 느꼈던 것과는 달랐다. 박수혁의 분노는 자신에 대한 우월감, 그리고 타인을 무시하는 그런 성격 때문에 생긴 분노였다. 하지만 전동하는 달랐다. 그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에게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느끼게 했다. 태생이 귀티 나는 사람. 그게 전동하였다. 송지학은 그의 앞에 서면 저도 모르게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했다. 박수혁처럼 감정만 앞세워서 일단 저지르고 보는 사람이랑은 완전히 달랐다. 송지학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가가서 새봄이와 준서의 손을 잡았다. “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다음에 봐요.” 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려다가 다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전동하를 바라봤다. “저기… 저와 소 대표님 사이는 오해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형 인맥으로 SC에 인턴으로 입사했어요. 저는 절대 대표님 애인이 아닙니다!” 그는 전동하에게 오해 받기 싫었다. 그 말을 들은 전동하는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럼 수고하세요.” 말을 마친 그는 새봄이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안녕, 새봄아.” 새봄이는 아쉬움이 그득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잘 있어, 아빠.” “잘 있어요, 양아빠.” 준서도 같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전동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점차 웃음을 거두었다. 행복은 분명 앞에 있는데 그는 손을 뻗어 잡을 수 없었다. 이런 느낌에 그는 다시 한번 좌절감을 맛봤다. 그는 그들의 뒷모습이 사라진 뒤에야 휘청거리듯 걸음을 뗐다. 최나영은 달려와서 지팡이를 그에게 건넸다. “사장님….” 전동하는 지팡이를 잡고 길게 심호흡한 뒤, 조용이 뒤돌아서서 계단으로 향했다. 최나영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분명 모든 걸 가졌는데 눈앞의 아내에게 다가가서 말조차 건넬 수 없는 그의 처지가 안타까웠다. 그 여자가 말없이 떠난 뒤로 전동하는 괴로움에 몸서리치고 있었다. 한편, 차로 돌아온 소은정은 멍한 차창을 통해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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