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2화 소용없는 사과
소은정은 새봄이를 한번 노려보고는 문준서를 향해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너도 이리 와, 도련님한테 사과해.”
새봄이가 사과를 할리가 없었다.
“난 사과 안 해, 잘못한 거 없어, 날 괴롭힌 사람을 도와줬으니까 내 원수야!”
문준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사과 안 해! 새봄이를 괴롭혔으니 날 괴롭힌 거나 마찬가지야.”
선생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이미 두 아이를 한참 설득한 후였기 때문이었다.
“새봄이, 너...”
준서는 새봄이의 말을 따르기 때문에 새봄이만 설득하면 됐다. 근데 그때 새봄이가 바닥에 앉더니 울며 소은정의 다리에 매달렸다.
“사과 안 해, 아빠 보고 혼내 달라고 할 거야! 쟤 잘못이야, 아빠가 나 지켜준댔어!”
소은정이 움찔했다. 약점이 찔려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박시준도 이쪽으로 다가와 새봄이의 손을 잡아주려 했지만 문준서에게 밀려나갔다.
“사과하기 싫다면 됐어요, 제 잘못이에요.”
박시준이 말했다. 그는 진심으로 새봄이의 사과를 받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저 이 일을 계기로 새봄이와 친구가 되진 않을까 기대한 것뿐이었다. 그래서 일이 대충 수습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새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박시준은 긴장한 얼굴로 박수혁을 바라봤다.
“아빠...”
박수혁은 그런 그를 차갑게 쳐다보기만 했다. 눈빛에 책망의 뜻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박시준은 그 뜻을 읽지 못했다. 소은정은 새봄이를 안아 들고 박시준과 선생님을 보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올게요.”
그녀는 새봄이를 안고 사무실을 떠나 옆의 교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새봄이를 내려놓고 따뜻하게 눈물을 닦아줬다.
“엄마가 새봄이 한 테 화를 내려던 게 아니야,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큰소리로 울고불고하면 안 돼. 아빠가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았어?”
멈출 줄 모르고 울기만 하던 새봄이가 순식간에 울음을 그쳤다. 소은정이 눈물을 닦아줬다.
“엄마, 나 아빠가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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