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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6화 죽이고 싶은 남자

민하준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그곳에 서 있었다. 그가 그녀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직도 그 일로 나를 원망하는 거야? 그땐 정말 어쩔 수 없었어. 어르신이 당장 있을 계약까지 넘겨주면서 나더러 무조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고. 그 늙은이가 우리 둘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한유라가 피식 냉소를 지었다. 그리고 애써 태연한 척하는 민하준을 조롱하며 말했다. “이간질? 그게 무슨 이간질이야? 그냥 당신이 선택한 거잖아. 세상 모든 일이 당신 뜻대로 움직일 줄 알았어? 여자 하나 보내면 사업을 따낼 수 있으니까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싶었지? 민하준, 너한테 대체 난 뭐야? 네가 스스로 성공했다고 생각될때 쯤에 나를 옆에 세워두면, 네 성공을 증명할 수 있겠다 싶었어? 아니면 진짜 어르신 뒤에 있는 사람과 협력하지 못해서, 나를 이용해 더 많은 정보라도 얻고 싶었던 거야?” 한유라의 말에 민하준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 그는 속으로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유라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 비수가 되어 그의 가슴에 꽂혔다. 그의 이기심, 추악함, 목적까지 전부 낱낱이 까 밝혀졌다. 진심인 척 사실을 포장한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껏 그녀의 눈에는 자신이 베푼 관용과 사랑이 전부 위선처럼 보였나?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과, 그녀가 다시 자신을 받아들였던 게 전부 거짓이었다고? 아니. 분명 연회에서 어르신을 만나고, 자신이 그녀를 버려두고 간 것 때문에 이토록 화를 내는 것이 분명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민하준의 표정이 조금 온화해졌다. “네가 아직도 어르신 일로 화가 났다는 걸 알아. 비록 말로는 한 달이라고 했지만, 정말로 너를 한 달 동안이나 어르신 곁에 두지는 않을 거야.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너부터 데려올 생각이었어.” 그가 인내심 있게 상황을 설명했다. 한유라는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엄격한 교육을 받았고, 큰일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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