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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1화 버릇

민하준이 뒤에서 나지막이 웃었다. ‘방이 꽤 가까웠는데 그날 밤의 소리를 들은 게 아닐까?’ 그 더러운 눈빛은 옹졸하다 못해 혐오감을 자아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한유라는 속이 메스꺼워졌다. 거의 끝자락에 다다르자 마침내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 곽현 방이야.” 한유라는 잠시 주춤하더니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곽현은 건달 장민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침착하며 신비로운 이미지였고, 뭔가 무거운 비밀을 안고 있는 사람 같았다. 내부는 깔끔하고 정갈했으며 한눈에 끝까지 볼 수 있는 구조로 아무런 놀라움의 요소도 없었다. 민하준이 그녀의 뒤에 서더니 복잡한 어조로 말했다. “왜? 곽현이한테 관심이라도 생겼어?” 한유라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문을 닫더니 두 손을 감싸 쥐며 말했다. “안 될 거 뭐 있어? 난 훌륭한 남자한테 늘 관심 있거든?” 민하준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는 말했다. “날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난 네 목적을 알고 있어.” 한유라는 눈을 희번덕하더니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내가 곽현이 꼬시기라도 할까 봐 걱정돼? 걔를 못 믿는 거야?” “난 널 못 믿는 거야.”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은 마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무언의 전쟁과도 같았고, 누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한유라는 피식 웃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끝방에 도착했다. 그녀는 여유롭게 걸어가서 방문을 열려고 하자 민하준이 입을 열었다. “여기는 내 방이야.” 한유라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왜? 보면 안 될 거라도 있어?” 민하준이 그녀를 몇 초 동안 응시하다가 대답했다. “봐도 돼.” 하지만 그녀는 바로 방문을 열지 않았고,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곁눈질로 민하준을 보면서 무심하게 물었다. “미연이 방은 어딘데? 저기야?” 민하준은 그 말을 듣고는 얼굴색이 굳어졌다. 방금 한유라가 모든 방의 문을 열어봤는데도 여자가 살았던 흔적이 없었다는 것을 민하준도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연이 어디에 사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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