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3화 무슨 자격으로?
한유라는 냉소를 짓고는 고개를 들고 그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네가 스스로 타락한 걸 나 때문이라고 말하지 마. 넌 그렇게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잖아. 너 네 전처랑 정략 결혼을 했다고 혼인 중에 바람을 피웠다는 게 네가 쓰레기라는 증거야! 내가 눈이 멀어서 너 같은 것을 좋아했어. 그래도 난 빨리 정신 차리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했잖아. 그런데 너는? 너는 이 핑계로 타락을 선택했어. 마약, 여자, 성매매, 이런 유혹 때문에 넌 사람이 아닌 괴물이 되어 버린 거야!”
“날 왜 잡아왔어? 망가지는 날 보면서 네 허영심을 만족시키고 싶었어? 단지 내가 결혼 상대로 널 선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유라는 적나라하게 그의 가장 어두운 곳을 폭로했다.
“그냥 인정해, 민하준. 넌 날 가지기 위해 이런 짓을 한 게 아니야! 그냥 네 꼴 같지도 않은 자존심 때문이지! 이제 곧 형사들이 널 찾아낼 거고 넌 감옥에 가게 될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하준은 달려들어 그녀의 멱살을 잡았다.
그는 음산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당장이라도 이 여자를 목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
“한유라, 날 자극하지 마.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너도 알잖아.”
그는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채로 살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그 정도로 최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략 결혼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바람이 아닌 사랑을 했다.
범죄를 저지른 건 막다른 골목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런데 왜 이 여자는 그를 이토록 쓰레기 같은 사람으로 평가할까?
한유라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네가 일편단심이라고 말하고 싶어? 우리 헤어지고 너 정말 여자 안 만났어? 너 미연이랑 잤잖아?”
비웃음이 가득 담긴 단호한 말투였다.
그녀는 그가 가식적이라고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인성을 지적하고 있었다.
한유라는 억울했다.
결혼한게 잘못이야?
진짜 옳은 사람을 만나서 정상적으로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민하준 이 자식은 무슨 자격으로 날 비난하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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